그날 바다 - 이제 시작인 이야기. CiNeMa


 <그날,바다>가 일주일만에 20만을 넘었습니다. 

일반 상업영화로 치면 한주 만에 200만을 불러모은것과 비슷할 겁니다. 

<그날,바다>를 보기 전, 영화자체의 완성도도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다큐 안에서도 정치 고발 분야는 사실 영화적 완성도를 기대하기 어렵고 그걸 논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입니다. 

왜냐면 대체로 영화를 위한 작업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이야기하려 하지 않고 들어주지도 않는 것에 대해 

세상에 알리고자 대중적 언어인 영화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이 부족함은 물론이고 <송환>이나 <워낭소리>같은 장르와는 달리 데이터와 재현을 바탕으로하기 때문에 

영화적 완성도를 논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단지 가치 있는, 해야만 하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 밖에요. 

그런데 <그날,바다>는 이 해야만 하는 이야기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본다고 할지라도 몰입해서 보게 될 영화입니다. 

그 장르적 요소를 만들어 주는 가장 큰 원인은 사실이 주는 섬뜩함입니다. 

영화는 오직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해 가는 과정을 담담히 재현합니다.

그런데 그 가설이 맞아갈수록 영화는 점점 오싹해집니다.


세월호는 모두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고 충분히 없을 수 있었던 일입니다. 

꽃같은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일반 국민이 느낀 슬픔과 공포는 실제 유가족에 비하면 깃털 같이 가벼운 것 이기에 이야기하지않으려합니다. 

당시 제가 더 크게 느꼈던 감정은 그 사건을 대하는 권력자들의 태도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이 모여 울부짖고 고성이 오가는 강당에서 박대통령이 오실것이니 조용히 좀하라고 하며 한숨을 쉬던 국회의원 남경필의 모습을. 

세월호 진상규명을 시작하려하자 유민아빠를 타겟으로 하여 돌던 음해 찌라시들과 

세월호 유가족의 보상금에 대해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던 인터넷 댓글들을. 

억울함에 청와대로 가고자 했던 가족들을 더 비참하게 만든 집회현장을. 

일반시민의 질서를 위해서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많은 수의 전경과 

도시 경관을 망칠 정도로 빽빽하게 길을 막은 차벽은 누구를 위한 집회인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이것들을 통해 저는 나라가 국민의 생명을 정말로 하찮게 여긴다고 느꼈습니다.

온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건 앞에서 국가는 전혀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았고 

그저 고속도로의 추돌사고 정도의 인식을 지닌듯 했습니다. 


세월호는 정치적으로 엄청나게 이용 당했습니다. 

당시 집권당의 주장은 이 참사는 해군과 해경의 탓이고 교통사고처럼 막을 수 없는 일이었고 대통령이라고해서 

모든 재난을 컨트롤할 수는 없다, 야당이 이 슬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억울하다.라는 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을 뿐만아니라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감추려했습니다. 

정부의 수상한 태도로 무수한 루머들이 생겨났지만 비극에 끔찍함만 더할 뿐이었습니다 . 

그런데 아무래도 그 루머들이 진짜가 되려는 모양입니다. 

<그날,바다>는 정부는 세월호에 대해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했다. 라는 것을 밝혀내는 영화입니다. 

문제는 '왜' 거짓말을 해야했는가인데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국가가 300명이상의 국민 목숨보다도 중요하게 여긴것이 뭘까.

그 대답을 듣기가 너무 무섭습니다. 

더 끔찍한 광경을 마주할 것만 같습니다. 

진실이 밝혀질때까지는 눈물도 멈추겠다는 유가족들이 진실을 알고 난 후에도 이 나라에서 살아 갈 수 있을까요. 

세월호 당시부터 지금까지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정부, 언론, 포털, 정치인, 보수집회 사람들을 통해 

그들이 이 재난의 아픔과 슬픔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게 확인했습니다. 

지금 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내지 않으면 같은 일이 또 반복될 것이고 

그 일은 온전히 우리만 겪어야할 슬픔과 고통이 될것입니다. 

국가와 권력자들은 국민의 아픔에 관심이 없습니다. 

세월호 당시 대통령을 비호하기 급급해하며 

자신의 이익외에는 그 어떤 공공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은 아직도 건재합니다. 

여전히 미디어에 노출되어 그때와 같은 방식으로 정치를 합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들의 정치방식에 응답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정치에 주로 사용하는 것은 북한, 치정, 돈과 관련된 이야기인데 이런 방식을 택하는 것은 

사람들이 저 세 가지에 관심이 있고 쉽게 동요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병든 부분을 드러냅니다.


세월호는 단순한 항적사고가 아니었습니다. 

그 어떤 국가적 대의를 갖다붙여도 제대로된 변명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문제를 규명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한국사회는 똑바로 서지 못 할 겁니다. 

아직도 길에서 세월회 뱃지를 착용한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저는 그 뱃지를 착용했을 때 사람들이 건낼 말들과 내가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끝끝내 착용하지 못했었습니다. 

그 뱃지는 진상규명이 될때까지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길에서 뱃지를 착용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잊고 있던 세월호를 떠올렸습니다. 

많은 용기있는 사람들이 진실을 알기 원합니다. 

앞으로 국가가 내놓을 답이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두번째 상처가 되겠지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정당한 처벌이 이어져 가족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영화는 세월호에 대하여 가장 성의있는 추도사라는 생각이듭니다. 

잊지않겠습니다. 



덧글

  • TomiParker 2018/04/24 07:34 # 답글

    팩트) 세월호 사고는 '호재(실제로 한말ㅋ)'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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