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별_당신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CiNeMa


"나는 실패는 받아들일 수 있다. 모두가 무언가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이클 조던- 

새로운 것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Hot한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의 영화 <아름다운 별>은 실패작일수도 있으나 새롭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아름다운 별>(1962)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평범한 가족들이 차례로 자기가 외계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입니다.

유명 기상캐스터인 릴리프랭키와 그의 가족들은(아들,딸) 엄마의 노력으로 간신히 형태를 유지하는 불안불안한 가족입니다.
남 몰래 어린 여자후배와 바람피는 남편, 알바를 전전하며 삶에 안착하지 못하는 반반한 아들, 
친구 하나 없이 타인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딸. 
그리고 외로이 방치된 엄마. 

영화가 시작하면 가족들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아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입니다. 
명목뿐인 가족 모임에 누구 하나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보면 그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드러난다고 하죠.
<아름다운 별>의 시작과 끝을 보면 SF판타지를 가장한 영화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게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너무 가까이 있기에 아름다움을 모르는 지구처럼.
가장 가깝지만 죽을때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가족에 대해 말입니다.

영화에서 엄마를 제외한 가족들은 어느 순간 스스로가 외계인이라는 것에 대해 각성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 설정을 가족의 이야기로 해석해보면 
그들은 가족이라는 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익숙하고 지루한 가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아를 확립하고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합니다. 
한마디로 이 말을 듣고 싶은겁니다. 

'너는 특별해'

가족중에 엄마가 유일한 지구인인 것은 의미심장한 설정입니다.  
나 잘났다고 뿔뿔이 흩어지는 가족들을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지구에 발 디디고 살아가고 있는 '엄마'라는 존재입니다.
여기까지는 꽤 괜찮은 설정인것 같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가족들의 각성 후의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부천영화제에서 병맛을 표방하는 4시간 짜리 영화를 본적이 있는데 
그때 느낀 것은 독특한 상황설정은 길어지기 시작하면 평범한 이야기보다도 더 지루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영화에는 배경음도 없습니다. 
마치 리얼리티 영화처럼 고요하게 인물들의 열정적인 뻘짓을 관조할 뿐입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가면 반전 비슷하게 영화에 의미를 부여하는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 스포일러 있어요!! -------------------------------------------



의문의 아티스트와 성관계 없이 금성인을 임신했다고 믿는 딸의 이야기가 
사실은 여자들에게 약을 먹여 기억에 없이 성폭행을 하는 남자의 수법이었다 라던가 
아들과 아빠 그리고 또 다른 수성인의 설전이 사실은 장난감버튼 하나를 두고 벌어진 일 이라던가.

각성한 가족들은 마지막 장면까지 외계인과 정신착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고 갑니다. 
하지만 외계인이 맞냐 아니냐는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감독은 단지 가족이라는 진부한 내용을 SF를 표방하여 색다르게 표현하려 한 것일 뿐 
이건 가족에 관한 영화입니다. 
 
영화에 그런 대사가 있습니다. 
지구는 물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이라고. 
유일한 지구인인 엄마는 뿔뿔이 흩어진 가족에게 따로따로 '좋은' 물을 권합니다.
다단계 '아름다운 물' 회사는 좋은 물의 거짓이 탄로 나 망합니다. 


<아름다운 별>은 굉장히 상징적인 영화입니다.
영화의 시작 이후로 단 한번도 다같이 모이지 않았던 가족들은 아빠의 죽음을 앞두고 힘을 합칩니다. 
죽어가는 아빠는 우주선을 타고 물이 있어 아름다운 지구를 바라보며 떠나갑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떠나오면 소중함을 느끼는 '가족'이라는 별을 말이죠.

요시다 다이하치의 <아름다운 별>은 나름 의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극장에서 봤을 당시에 손호준 배우와 김세윤 칼럼니스트의 GV가 있었는데 
의문으로 가득찬 영화덕분에 열띤 질문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경험으로 보통의 GV는 배우의 팬클럽 현장과 비슷하거나 또는 
영화에 불만을 지닌 관객과 감독의 신경전, 영화 매니아의 소모적인 질문이 오고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엉뚱한 영화덕분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영화를 이해해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가득찬, 순수하게 영화에 집중하는 GV의 시간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손호준 배우의 영화에 대한 성실하고 솔직한 답변들도 인상적 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별>은 무책임한 개성을 남발하는 보기 힘든 영화이지만 
그 덕분에 간극을 메우려 관객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별>의 무모함으로 감독의 다음 영화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