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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은 <원스>의 감독이 만든 음악영화입니다.

 

 
<원스>가 저예산 느낌이 물신나는 아마추어의 향기로 진한 감동을 주었다면

<비긴 어게인>은 좋게 말하면 세련되어졌고 나쁘게 말하면 공장에서 찍어낸듯 특색 없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영화에 어떤 것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실망과 만족이 다를 수 있을것 같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주는 만족감은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전업 가수가 아니다 보니 안정적인 음역대의 노래만 부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의 노래들을 연기 하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냅니다.

Maroon5의 애덤 리바인은 극중에서도 락밴드의 보컬로 나오는데

실제 그의 포지션과 비슷하다보니 오히려 몰입이 안되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되지만

영화 후반부에 'Lost Star'를 열창하는 장면에서 특유의 청량한 보컬로 영화의 하이라이트에 큰 공을 세웁니다.



<비긴 어게인>은 제목처럼 인생에서 큰 실패를 맛보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여자 주인공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가 실연을 당하고

거리에서 공연하는 친구를 찾아가는 장면이었습니다.



남자친구를 따라 낯선도시로 온 그녀는 그와 헤어진 후 자전거와 짐을 질질 끌고 친구를 찾아갑니다.

친구는 그녀의 꾸러미만 보고도 모든 사정을 이해하고 달려와 말없이 안아줍니다.

그리고 집에 데려가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허둥대며 마음을 안정시킬 차를 끓여줍니다.

그레타가 음반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친구가

그녀를 무대로 올려보냈기 때문이죠.



짧지만 진짜 우정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 해보게 만드는 장면이었어요.



<비긴 어게인>은 사랑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그 두 가지를 담고 있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현재 음악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습니다.


<원스>가 나왔던 때와 비교하면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보는 음악이 더욱 강해졌고 시각성의 강도도 훨씬 세져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가 힘들어져 버렸습니다.

<비긴 어게인>은 영화에서나마 그 대안을 제시 해 보고자 합니다.



음반 제작사에게 배짱도 부려보고 스튜디오를 빌릴 돈이 없으니 길거리에서 녹음을 하기도 하고

자본을 이기는 아이디어와 진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즐거움으로 새로운 판을 짜보려 합니다.

 

영화는 두 주인공 그레타와 댄의 재능만으로 

현재의 불합리한 구조에서 벗어나 성공에 이르는 아름다운 결말을 제시합니다.

전형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지만

도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대리만족감을 통해 

잠시나마 새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그것이 감독이 바란 것이었겠죠? 

그레타는 댄과의 음반작업 이후로 한층 더 주체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댄에게 기대지도 않고 전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에게 돌아가지도 않습니다.

인생에서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을 땐 다른 사람들의 손을 잡고 함께 일어났지만 

새롭게 시작하게 된 지금은 다시 혼자의 발로 일어설 때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상에 음악만 더해도 활기가 넘친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진부할 수 있는 영화에 음악으로 활기를 불어넣은 영화 <비긴 어게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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